부스트캠프 AI Tech 1기 수료
정말 오랜만에 글을 써보네요. 부스트캠프 활동이 6월 말쯤 마무리가 된 직후 후기를 써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수료 직후 계절학기, 면접 등 큼지막한 일정들이 이어져서 이제야 후기를 쓸 시간이 생겼습니다.
짧고도 긴 활동이었고 좋았던 점, 아쉬웠던 점 그리고 앞으로 있을 예비 부스트캠프 AI Tech N기 캠퍼들을 위한 약간의 팁들을 써보고자 합니다!
참고로 제 주관이 많이 들어가 있는 글이기 때문에 캠퍼분들과는 다른 의견이 들어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한 캠퍼의 자그마한 의견이라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무엇을 배우나요?
우선 부스트캠프 AI Tech 활동이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개인적인 의견은 좋았던 점과 아쉬웠던 점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부스트캠프는 매 기수마다 프로그램 구성이 달라집니다.
사진은 2기 공고를 참고하였으나 내용은 1기 기준임을 알려드립니다!
교육 목적과 교과 과정
부스트캠프 AI Tech 1기의 교육 목표는 인공지능과 딥러닝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명확히 알고 서비스에 적용하는 것입니다. 2기도 크게 다르지 않지만, AI Production의 End-to-End 경험이라는 부분이 추가되었습니다. 즉, 연구보다는 서비스 개발에 초점을 맞춘 AI 엔지니어를 양성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1기 교육 프로그램은 8주 간의 이론 중심의 교육인 U Stage와 12주 간의 대회 중심 프로젝트로 이루어진 P Stage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반면 2기는 U Stage 기간이 5주로 줄고 P Stage 기간이 15주로 늘어났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각 스테이지마다 설명드리겠습니다.
이론 중심 교육 U Stage
U Stage는 인공지능 기초 지식을 쌓는 기간입니다. 이론 강의는 대부분 교수님께서 가르치시고 시중에 있는 인공지능 강의와 내용 구성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강의 뿐만 아니라 퀴즈나 빈칸에 코드를 채우는 어렵지 않은 과제도 있는데 강의 내용을 복습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강의의 질과 난이도
강의의 질은 제가 여태까지 봤던 책과 강의를 통틀어봤을 때 1위라고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교수님마다 설명 방식이 다를 수는 있으나 기초부터 잘 가르쳐주시고 어려운 개념은 작은 문제로 예시를 들어 잘 설명해주십니다. 강의 난이도는 주변 캠퍼분들의 이야기를 종합해봤을 때 중 ~ 최상정도였습니다. 어려운 부분은 정말 어려웠지만 멘토님과 교수님께서 잘 답변해주셔서 잘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매일매일 피어세션
이론 강의를 듣지만 U Stage도 팀이 있습니다! U Stage 기간동안 매일 1시간 30분 동안 팀원들과 함께 피어세션 시간을 갖습니다. 피어세션은 정해진 것이 없고 팀원들과 합의하여 무엇을 할지 정하시면 됩니다. 논문 읽기, 알고리즘 문제 풀이 등 다른 활동도 가능하나 궁금한 점만 이야기해도 피어세션 시간이 다 지나가서 저희 팀은 주로 궁금한 점 위주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저희 팀의 피어세션 활동이 궁금하시다면 여기를 참고해주세요!
1기와 2기의 U Stage 차이
다양한 인공지능 분야를 다룬 1기와는 다르게 2기는 기간이 줄고 핵심 위주의 인공지능 이론만 배우는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5주차에는 컴퓨터 비전과 자연어 처리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것으로 보아 U Stage부터 트랙을 설정할 수 있도록 변경한 것 같네요. 또한 Pytorch를 배우는 주가 추가되었습니다. 1기 때는 Pytorch를 매우 간단히 배웠고 참고 자료들이 주어졌습니다.
대회 중심 프로젝트 P Stage
P Stage는 U Stage에서 배웠던 이론을 실습해보는 시간을 갖습니다. 커리큘럼에 올라와 있는 모든 태스크를 수행하는 것은 아니고 자신이 원하는 태스크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대회 중심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때문에 주로 모델링을 합니다. 각 스테이지 별로 Kaggle이나 Dacon 같은 데이터분석 대회를 참가한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데이터와 베이스코드가 제공되고 부스트캠프를 운영하는 Upstage에서 만든 교육 플랫폼에서 대회를 진행합니다.
대회만 있나요?
대회를 진행하지만 강의도 제공됩니다. 10강 정도로 구성되어 있으며 U Stage 때와는 다르게 심화된 지식과 모델 성능을 올릴 수 있는 팁 등을 배웁니다. U Stage와는 달리 강의 시간이 짧아서 강의량이 적다고 볼 수 있지만, 대회를 진행하다 보면 강의 시간이 길다고 느껴진 적이 몇 번 있었습니다. 이건 사람마다 다를 것 같네요.
P Stage의 가장 좋은 점은 P40, V100과 같은 좋은 GPU 환경에서 모델 학습을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위와 같은 GPU를 사용하려면 학생 입장에서는 꽤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합니다. 하지만 부스트캠프 AI Tech의 모든 캠퍼들은 대회 기간 동안 24시간 사용이 가능한 1인 1GPU를 갖습니다! 이보다 더 좋은 학습 환경은 없겠죠? 저장 공간은 대회마다 다르지만 데이터셋이 큰 대회인 경우 100GB였습니다.
개인은 랜덤 피어세션, 팀은 팀 피어세션
P Stage는 Stage 1과 Stage 2는 개인으로, Stage 3와 Stage 4는 팀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개인 대회는 랜덤 피어세션, 팀 대회는 팀 피어세션이 있었습니다.
랜덤 피어세션의 목적은 정보 공유입니다. 다른 캠퍼분들이 "어떻게 모델 성능을 개선했는지", "어떻게 EDA를 했는지" 등을 이야기하는 시간입니다. 다만 참석하셨을 때 말을 거의 안 하시는 분, 자기 할 것만 하시는 분, 캠과 마이크 둘 다 끄신 분들이 종종 계셔서 꽤 힘들었습니다.
팀 피어세션은 협업의 시간입니다. 모델 성능 개선, 결과 분석, 코드에 대한 피드백 등을 이야기합니다. 저희 팀은 한 일 공유, 마일스톤 수정, 내일 할 일 정하기 등을 했습니다. 참고로 팀은 직접 팀을 꾸리거나 팀 공고를 올려서 팀원을 모으거나 랜덤으로 매칭하여 만들 수 있습니다. 랜덤 피어세션의 여파로 랜덤 보다는 직접 꾸리는 팀이 대부분이었습니다.
1기와 2기의 P Stage 차이
1기부터 살펴보자면, Stage 2부터는 선택해야 합니다. 원하는 분야로 선택하시면 되고, 저는 정형데이터 - 객체 영역 구분과 검출 - 수식 인식기
트랙을 탔습니다. 반면 2기는 정형데이터와 DKT, 수식 인식기 태스크가 없어지고 데이터 제작과 모델 서빙이 추가되었습니다.
1기와 똑같이 스테이지를 나눌지는 잘 모르겠으나, 한국어 DST까지는 비슷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 뒤에 있는 모델 최적화, 데이터 제작, 모델 서빙은 실무에서 많이 관심 갖는 주제라 필수 스테이지로 해놓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 좋았던 점과 아쉬웠던 점
좋았던 점
앞에서 부스트캠프의 학습 자료나 실습 환경이 얼마나 좋은지 설명했기 때문에 이 부분은 또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부스트캠프의 가장 좋았던 점은 바로 좋은 인연이었습니다. 정말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났고 지금도 인연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사람을 통한 배움
부스트캠프에는 강의하시는 마스터님들, 도와주시는 멘토님들 뿐만 아니라 정말 잘하시는 캠퍼분들이 많습니다. 백준에서 순위권에 계신 분, 개발을 잘하시는 분, 모델 성능 개선을 잘하시는 분, 논문을 많이 읽으신 분 등의 분들을 만나면서 "모델 분석은 이렇게 해야 하는구나", "논문은 이렇게 읽어야 하는구나", "결과 검증은 이렇게 해야 하는구나" 등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둘도 없는 팀원들
마지막으로 같이 걸어온 팀원들이 있습니다. 제가 부스트캠프를 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저와 같은 길을 걷는 동료를 사귀는 것이었습니다. 제 주변에 개발자를 지망하는 사람들은 많았지만, 인공지능 직무를 원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공부하는 것이 맞는지"도 알 수 없었고 취업 고민을 공유할 사람도 없었습니다. 지금은 같이 이야기할 사람이 있어서 행복하고 그 캠퍼분들과 함께 스터디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쉬웠던 점
물론 좋았던 점만 있었던 건 아니었습니다. 아쉬웠던 점들도 분명히 있었습니다. 그래서 운영진분들께 드리는 피드백에 아쉬웠던 점들을 진솔히 작성했고 2기 커리큘럼을 보니 어느 정도 보완이 된 것 같습니다.
모델링 위주의 교육
위의 사진은 인공지능 서비스를 만들 때의 파이프라인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모델링은 일부임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인공지능 직무 채용 공고를 보시면 데이터 엔지니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AI 어플리케이션 개발자 등 다양한 직무가 있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큰 기업에서는 인공지능 직무를 데이터 엔지니어링, 리서치, 서빙 등으로 세분화하여 채용하지만, 대부분의 회사에서는 모델링과 서빙을 같이 하는 등 여러 일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모델링 위주의 부스트캠프 커리큘럼을 생각하면, 실무에 바로 투입가능한 AI 엔지니어 양성이란 목적과는 거리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짧았던 프로젝트 기간
총 다섯 번의 대회를 경험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기간이었습니다. 보통 데이터분석 대회 기간이 최소 한 달인 것을 생각하면 11일의 대회는 정말 숨막힐 정도였습니다.
월요일에 대회가 시작하면 다음 주 목요일 저녁 쯤에 마감합니다. 베이스코드가 주어지지만 짧은 기간동안 강의를 공부하고 EDA, 자료 조사, 모델 성능 개선을 모두 해내야 합니다. 대회 템포가 너무 빨라서 어느 것 하나 깊이 있게 해내지를 못했습니다. 대회가 끝난 직후 대회를 회고하는 레포트를 제출해야 하는데 기간이 하루입니다. 휴식할 시간도 없이 레포트를 작성하고 주말에는 휴식을 취합니다. 그리고 다시 대회가 시작됩니다.
그러다 보니 부스트캠프 후반부로 갈수록 스트레스와 피로가 엄청났고 네트워킹 데이도 같이 준비해야 해서 대회에만 온전히 집중하기가 어려웠습니다.
✉️ 예비 N기 캠퍼분들께
예비 N기 캠퍼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이기도 하지만 부스트캠프 입과 전으로 돌아간다면 저에게 하고 싶은 말이기도 합니다. 개인적인 의견이기에 이 부분은 패스하셔도 됩니다.
취업이 목표라면 취준을 병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부스트캠프 활동은 취업 프로그램이 아니고 교육 프로그램입니다. 수료 후에 채용 기회가 주어지지만, 기회가 조금 더 열릴 뿐 수료 후에 취업이 100%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취업을 원하시는 분은 부스트캠프를 하시면서 취업 준비를 병행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취업 준비와 병행하시게 되면 대회에 집중해야할지, 취준에 집중해야할지 잘 모를 때가 있으실 겁니다. 어떤 것을 선택하든 후회는 남기 때문에 본인이 더 집중하고 싶은 것을 선택하시면 됩니다. 다만 부스트캠프 활동이 취업 프로그램이 아니기 때문에 "대회에 집중하는 것이 취업 성공으로 무조건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 알고 계셨으면 좋겠습니다.
P Stage 때 목표를 확실히 설정하세요.
여기서의 목표란 P Stage가 끝나고 얻을 것들을 이야기합니다. 대회를 진행하다 보면 기간이 짧다보니 "등수 상관 없이 태스크를 차근차근 이해하는 것"과 "등수를 올리는 것" 사이에서 갈등하실 수 있습니다. 둘 다 잘해내면 좋겠지만은 저는 그러지 못했고 내려가는 등수를 보면서 조급함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등수를 올리는 것에 더 초점을 맞췄고 지금은 살짝 후회가 되긴 합니다.
눈 앞에 등수가 아른거려도 태스크를 이해하는데 조금 더 초점을 맞추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만약 팀원에게 피해가 갈까봐 고민되신다면 팀 모집 시에 비슷한 목표를 갖는 분들과 팀을 만들어보세요.
활동을 열심히 하는 것은 좋지만 건강한 정신과 신체부터 챙기세요.
부스트캠프 활동을 하면서 오래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디스크를 거의 달고 살았고 디스크가 터진 날은 앉아 있지를 못했습니다. 또한 집에만 계속 있다 보니 체력도 많이 떨어져서 후반부로 갈수록 대회에 집중할 힘이 거의 없었습니다. 부스트캠프 활동 후반부까지 달리시려면 건강과 체력이 중요하니 잘 챙기셨으면 좋겠습니다.
코어 타임(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 외 시간은 휴식을 취하시면 좋겠습니다. 공부하다 보면 코어 타임 시간을 넘어서 새벽까지 공부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공부와 휴식의 경계가 사라져서 종종 번아웃이 왔었습니다. 자기자신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는 점 잊지 않으시면 좋겠습니다.
학습 정리에 대해
위에 넣기는 애매해서 여기서 말씀드리자면, 학습 정리 너무 꼼꼼하게 하지 마시고 핵심 위주로 정리하시는 게 조금 더 편합니다. 제가 처음에는 학습 정리를 꼼꼼히 했었는데 그 때 너무 힘이 빠진 것 같습니다.
👋 마무리
5개월 간에 부스트캠프 활동이 끝나고 여러 회사 면접을 보면서 개발 분야에 대해 생각이 많아지네요. 이제 본격적인 취준 시작이라 두렵긴 하지만 조금 느리더라도 제가 원하는 방향으로 갔으면 합니다.
1기 캠퍼분들 정말 수고하셨고 원하시는 곳에 꼭 취업하시면 좋겠습니다!